외딴 티베트 고원에 사는 타를로는, 양을 치며 홀로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땋은 머리’라 부르지만, 정작 본명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날 신분증 사진을 찍기 위해 시내에 간 그는 미용실에서 일하는 양추오를 알게 되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다. 양추오는 타를로에게 마을을 떠나자고 제안하고, 타를로는 양을 팔아 마련한 돈을 들고 그녀를 찾아간다. 땋은 머리를 밀어버린 타를로는 밤새 그녀와 술을 마시며 놀지만, 다음 날 양추오는 온데간데없다. 경찰서장은 삭발한 타를로에게 신분증 사진과 다르다며 다시 사진을 찍어 오라 한다. <고요한 돌>(2004), <오색신전>(2014)을 연출한 티베트 출신 중국감독 페마 체덴의 신작이다. 티베트인으로 티베트어를 사용하는 ‘티베트영화’를 만들어온 페마 감독은, 이번에도 흑백의 화면과 롱테이크 속에 도시화와 현대화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티베트인들의 삶과 정체성 문제를 사실적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강내영) [제 20회 부산국제영화제]